2020.11. 클레르퐁텐 쿼바디스 라이프저널
펜카페에서 클레르퐁텐 체험단으로 선정되어, 이 노트를 받았다. 클레르퐁텐 쿼바디스 라이프저널이다. 종이에 무지, 유선 등등 여러가지 베이스가 있는데 내가 받은 것은 도트무늬다. 노트 색깔이 내 모니터에서는 좀 밝게 보이는데 사실은 분위기있는 남색이고, 끈까지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. 표지는 인조가죽같은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서, 책꽂이에 꽂아놓거나 갖고 다녀도 제법 분위기 있어 보일 것 같다. 가운데의 종이 띠지는 일부러 새거라는 걸 강조하려고 ㅋㅋ 아직 벗기지 않았다.
뒤에는 이런 내지 구성 설명. Made in France다.
원래 만년필용 노트로는 로디아의 줄노트를 쓰고 있다. 둘 다 프랑스 브랜드이고 만년필용 종이로 인기있으니, 비교가 되지 않겠는가 하고 체험단 신청해 본 것도 있다. 만년필용 노트는 이 프랑스 브랜드들과 미도리(일제)를 가장 많이 쓰는 것 같다. 우리나라가 유럽과 일본에 비해 만년필 유저가 적은 것 같긴 하지만 국산 만년필 종이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.
표지. 깔끔하게 생겨서 차마 내 이름을 적을 생각을 못하고 있다. 하지만 여기에 한 글자라도 내 정보를 적는 순간 정말 내 것이 될 것 같은 느낌.
인덱스. 저 Index 양쪽의 장식... 엄청 옛날 공책같은 분위기다.
dot이니 점이 콕콕 찍혀 있다. 점이 찍힌 공책은 여러 모로 쓸모가 많다. 그냥 무지공책처럼 쓸 수도 있고, 점이 만드는 가상의 선을 잡아 유선공책처럼 쓸 수도 있다. 점이 너무 진하면 필기 내용을 보는데 방해가 되고, 너무 흐리면 있으나마나 하게 되는데 이 점은 적당한 회색이라 쓰기에 편했다.
종이의 질감은... 뭐랄까. 지금 쓰고 있는 로디아 노트에 비해서는 좀 얇은 편인 것 같았다. 로디아는 사실 그냥 노트 종이라기보다는 도화지 느낌이 들 정도로 두께감이 있다. 이 클레르퐁텐 쿼바디스의 종이는 그것보다 얇아서, 만년필을 쓰면 뒤에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. 두께감은 그렇지만 종이의 매끈하고 부드러움은 아주 기분 좋은 정도였다.
이제 만년필을 대어본다.
요즘 읽고 있는 안바다의 <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> 중 한 부분을 테스트용으로 적었다. 만년필은 모나미 153 네오 F촉, 잉크는 디아민의 모나코 레드다. 만년필이 종이 위를 움직이는 필기감이 부드럽다.
확대!
만년필로 쓸 때 이렇게 글씨 안에서 농담의 차이가 잘 보이는 게 너무 좋다.
걱정했던 뒤에 비치는 정도. 의외로 거의 비치지 않는다. 사진 상에서는 실제보다 더 안 보이는 것처럼 보이긴 하는데, 뒷페이지에 다시 글씨를 쓸 때 그 전페이지에 글씨를 썼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아주 흐린 음영이 남는다.
결론:
체험단으로 받아 본 노트인데, 이렇게 제대로 된 노트를 쓸 수 있어서 아주 기분이 좋다. 지금 쓰고 있는 노트들을 다 쓰고 나면 이 클레르퐁텐 쿼바디스 저널에 만년필로 필사를 이어할 생각이다.